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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2

두 개의 계절 -입춘(立春)은 봄인가. - 하늘의 시간과 땅의 계절 사이에서 입춘(立春)은 봄인가. 이 짧은 질문은 생각보다 멀리 간다. 한국이나 중국, 일본에서라면 대답은 어렵지 않다. 아직 바람은 차고 땅은 완전히 풀리지 않았지만, 입춘이라는 말 속에는 이미 봄의 방향이 들어 있다. 겨울은 끝을 향하고, 땅 밑에서는 무언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명리에서 인월(寅月)을 봄의 시작으로 보고, 갑목(甲木)의 생발(生發)을 말하고, 화(火)의 온기를 기다리는 것도 이런 감각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입춘을 시드니에서 맞이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거기서 입춘 무렵은 북반구식 초봄이 아니라 늦여름 또는 초가을의 공기에 가깝다. 싱가포르라면 더 다르다. 그곳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보다 고온다습, 우기, 건기, 습열(濕熱)의 감각이 .. 2026. 6. 7.
명리의 시간(時間)에 대하여 명조(命造)를 세운다는 것은 시간을 기둥으로 세우는 일이다. 태어난 해, 달, 날, 시를 넣으면 네 기둥이 나오고, 그 네 기둥을 보고 오행(五行)을 살피고, 십성(十星)을 보고, 격국(格局)과 용신(用神)을 따진다. 처음에는 단순해 보인다. 언제 태어났는가. 어디에서 태어났는가. 이 두 가지만 알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조금만 들어가 보면, 시간은 생각보다 순순히 대답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태어난 “그때”는 누구의 시간이었을까. 국가가 정한 시계의 시간이었을까. 그 지역 하늘의 시간이었을까. 병원 벽시계의 시간이었을까. 가족이 기억하는 시간이었을까. 아니면 훗날 만세력이 다시 계산한 시간이었을까. 명리에서 시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시간은 이미 명조의 첫 번째 해석이다. 절입(節入)은 하늘의 시간.. 2026. 6. 6.